‘가상자산 회의론자’ 신현송 한은 총재 지명…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동 걸리나
2026/03/23

이재명 대통령이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 신현송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에 제동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자본 유출 통로’ 경고 발언 이력으로 향후 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가상자산 회의론자’ 신현송 한은 총재 지명…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동 걸리나

한국은행 차기 총재로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 수장 신현송이 지명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밀어붙여온 정치권과 업계의 기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현송이 과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자본 유출 통로’로 볼 수 있다고 경고한 전력이 있어 향후 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신현송을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했다. 국내 언론들은 신현송이 대표적인 ‘가상자산 회의론자’로 분류된다며,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속도를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했다. BIS도 성명을 통해 신현송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선정됨에 따라 “즉시 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송은 지난해 8월 연합뉴스를 통해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외환 규제를 효과적으로 무력화하는 ‘지름길’”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을 블록체인 프로토콜에서 달러 표시 암호화폐로 교환하면 (한국에) 자본 유출 채널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발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혁신을 넘어 외환·자본 이동 규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원화 스테이블코인, 한국은행은 ‘신중론’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제시했던 사안이다. 국내 주요 테크 기업과 일부 금융·핀테크 업계도 국경 간 결제·정산 효율을 높이고 무역 거래를 확대하는 수단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해왔다. 다만 정부 내에서 “관련 법·제도 정비가 임박했다”는 발언이 반복되는 동안에도, 한국은행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이유로 일관되게 제동을 걸어왔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사업자들이 수개월째 ‘기대만 커진’ 상태로 기다려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현송 후보가 한국은행 수장으로 취임할 경우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매우 큰 관심사”라고 전했다. 관건은 신현송이 취임 이후에도 기존의 경고 기조를 유지할지, 혹은 제도권 관리·감독 전제 아래 제한적 허용 쪽으로 톤을 조정할지다.

BIS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 역시 스테이블코인에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담았다.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 통화의 역할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규제 공백이 이어질 경우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쟁이 단순히 ‘신산업 육성’의 문제가 아니라, 통화 주권과 자본 규제, 금융시스템 리스크 관리의 관점에서 다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은행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민간 발행 방식으로 확산될 때 통화정책 파급 경로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 한국은행의 유동성 관리와 지급결제 인프라 통제력이 흔들릴 수 있고, 외환시장 측면에서도 원화·달러 간 전환이 간편해지며 자본 이동이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06.50원 수준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원화 가치와 외환 수급에 대한 정책 민감도도 더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약세 속, 정책 변수 주목

한편 시장은 주말 들어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비트코인(BTC)은 22일 기준 6만8306달러로 24시간 동안 3% 이상 하락했고, 이더리움(ETH)도 2073달러로 24시간 기준 약 4% 떨어졌다. 대외 지정학 리스크와 매크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정책 변수’로 부상하며 관련 업계의 시선이 한국은행 인사에 쏠리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정치권의 제도화 의지, 산업계의 사업 동력, 한국은행의 금융안정·통화 주권 수호가 서로 맞물린 구조다. 신현송 후보 지명은 이 논쟁의 무게추가 다시 한국은행 쪽으로 기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당분간은 신현송이 취임 이후 기존 발언을 어떻게 재정의할지, 그리고 여당의 입법 속도와 조율이 가능할지가 국내 스테이블코인 정책의 방향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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